천세곡
천세곡 · 남들과는 다르게 누구보다 느리게
2024/01/30
*사진출처: Photo by Girl with red hat on Unsplash




퇴사 2개월째 접어든 요즘 카드값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더 정확히 말하면 자잘하게 이것저것 사느라고 지출했던 부분들이 좀 줄어들었다. 일명, ‘시발비용’이 감소하고 있는 것이다.

  ‘시발비용’이라니, 이렇게 와닿는 표현이 또 있을까? 정말 뭣 같은 기분이 들어 쓰게 되는 돈 즉,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다면 발생하지 않았을 비용을 말한다. 핸드폰으로 쇼핑 사이트를 전전하다가 홧김에 지출하게 되는 바로 그것, 그게 바로 ‘시발비용’이다. 

  부당한 오늘을 살아낸 나에게 스스로 부여하는 정당한 선물쯤 되겠다. 정확히 헤아려보지는 않았지만 나도 회사에 다닐 때, 시발비용이 전체 지출 중 상당 부분을 차지했었다. 게다가 세상이 얼마나 발전하고 좋아졌는지 시발비용 쓰는데 최적화되어 있다. 손가락 몇 번 움직이면 다음날 아침, 내 책상 위에서 화면 속 그 물건을 바로 영접할 수 있었으니까.

  핑계 없는 무덤이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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