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선착장.

적적(笛跡)
적적(笛跡) · 피리흔적
2024/01/05

금요일 아침이 심해로 스며듭니다. 이곳은 아침이 늦거나 오후 늦게서야 아침이 되곤 합니다.
온종일 바다로 나간 배들이 선착장으로 몰려듭니다. 들어오는 배의 일렁거림만으로도 어획량을 알 수 있습니다. 
   
심하게 출렁거리는 나의 배는 선착장 가장자리 모서리 부근에 배에 연결된 밧줄로 매듭을 묶어 정박합니다. 밤은 정박한 배가 유실되지 않기를 바라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배를 떠나는 일은 일상이라는 일렁거림에서 안착하는 일이기도 하며 배멀미를 멈추는 일이기도 합니다. 배에서 내린 뒤에도 한참 동안 몸은 배에서 내리지 못하기도 합니다.
   
그토록 오랫동안 배를 타며 배멀미에 익숙해지지 않는 것은 신기한 일이기도 하며 배를 타지 않을 좋은 구실이기도 하겠지만 이별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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