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건반 위에는 언제나 안식이 존재한다, 『건반 위의 철학자』

Sinclair
Sinclair · 예술과 사회, 시대를 연결합니다.
2023/08/09
『건반 위의 철학자』, 프랑수아 누델만, 시간의흐름, 2018 『Le Toucher Des Philosophes』
 
책을 다 읽고 덮었을 즈음, 이 책이 철학 서적으로 분류되어야 하는지, 음악학 서적으로 분류되어야 하는지 애매한 모호성을 느꼈다. 서점은 ‘서양철학에 관한 내용을 담은 전문서적’이라 이 책을 소개하지만, 독자의 입장에서 이 책은 두 가지 모두를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고 자부한다. 『건반 위의 철학자』는 끊어졌던 아폴론과 디오니소스의 관계를 화해시킨다. 
사르트르, 니체, 바르트. 세 철학자의 거대한 담론을 88개의 건반 위에 녹여낸다. 건반은 현을 통해 철학의 공기를 진동시킨다.

 ① 사르트르: 실존주의와 낭만주의의 어긋난 박자 속에서
장 폴 사르트르(1905 - 1980), 프랑스의 작가, 사상가
사시 눈을 가진 이 철학자는 세계의 혁명을 지원하고, 그들을 위해 글을 쓴 작자다. 공식적으로 프롤레타리아를 지지했고 「인민의 대의」에 칼럼을 기고했으며 「리베라시옹」을 창간한 유물론자다. 그러나 이 남자는 피아노 앞에 앉아 낭만주의의 대표 작곡가 쇼팽을 연주한다. 낭만주의라 함은 부르주아의 온상이었다. 어쩌면 이것은 그가 말했던 실존과는 정 반대의 가치를 지닌다. 말하자면 혁명 재판에 치부될 일이었다. 
이 모순된 사실을 그도 알 것이다. 그렇다면 사르트르가 피아노 앞에 앉은 이유는 무엇일까. 그의 연주는 무슨 의미를 가질까. 책은 이유를 명료하게 설명해준다.

음악은 삶의 싱코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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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고등학교를 나와 음악교육을 전공했습니다. 현재는 한국 클래식 음악계에 환멸을 느끼고 예술과 미학 공부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클래식 잡지 <월간 객석>에서 잠깐동안 에세이를 기고했으며, 최근에는 간단한 서평 등을 작성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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