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과 비슷하게, 시진핑과 중국 공산당의 세계관도 ‘문명적’이다. 시진핑 중국 주석은 2017년 미중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당시 대통령에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한국은 사실상 중국의 일부였다.” 사드 배치 논란이 한창이던 2016년에는 천하이 중국 외교부 부국장이 방한했다. 그는 기업인들을 만난 자리에서 “소국이 대국에 대항해서 되겠느냐?”라는 말을 해 한국 여론을 뒤집어 놓았다.‘중화 민족주의’는 중국 공산당의 통치이념이다. 2018년 헌법 수정안에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실현한다”라는 문장이 삽입된다. 한족을 포함해 56개 민족이 중화 민족으로 묶인다. 올해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에 한복이 등장해서 ‘한복 공정’ 논란이 크게 일었다. 조선족도 55개 소수민족 중 하나다. 따라서 조선족의 전통의상인 한복도 중화 민족의 전통의상이다. 이게 중화 민족주의가 작동하는 방식이다.
우리에게는 익숙한, 기시감이 드는 논리다. 푸틴은 “러시아 문명에는 소수민족이 있을 수 없다”라고 했다(관련글: 2회). 시진핑이라면 이 말을 약간만 바꿔서 이렇게 말했을 것이다. “중화 문명에서는 소수민족도 모두 중화 민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