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엔 사회인야구를 하고 있습니다. 야구를 워낙 좋아하다 실제로 즐기고 싶어서 뛰어들게 되었는데요. 여기도 사람 사는 인간 군상들이 모인 곳이다 보니 별의 별 일이 다 일어나곤 합니다.

일반적으로 야구는 시간제한이 없는 운동이지만, 사회인야구는 하루에 1경기장에서 6~7게임을 치뤄야하기 때문에 시간제한이 존재합니다. 제가 뛰고 있는 구장은 "2시간 30분 경기를 원칙으로 하되, 시작한 지 2시간 15분이 지나면 새로운 공격기회(이닝)를 부여받을 수 없다"고 되어 있습니다.

뭐 사회인야구란 곳이 워낙 실력차이도 크고 프로선수 만큼 정밀한 플레이가 되질 않으니 통상적으론 큰 문제가 안되지만 지난 주 일요일은 이야기가 달랐습니다.

5회말 후공팀 공격기회, 13:12 선공팀(제가 속한 팀) 1점 리드 상황.
노아웃 주자 1루 상황에서 타율 8할을 기록하던 강타자가 삼진으로 물러났습니다. 이 때가 경기 시작 2시간 10분을 경과한 지점이었죠. 대기하던 타자들이 시원치 않았다고 판단된 것인지 상대팀은 좀 야비한(?) 전략을 펼치기 시작합니다. 이대로 경기를 진행하면 2시간 15분을 넘겨 다음 공격기회를 부여받지 못하게 될 상황이니 그냥 고의적으로 아웃당해 자신들의 공격기회를 버리기로 한 것이죠.

1루에 있던 주자는 갑자기 엉기적 엉기적 기어나와 투수의 견제에 쉽게 아웃됐습니다. 2아웃. 사실 주루사라는 것은 긴장된 경기 상황 중엔 종종 등장하기에 고의적인 낌새가 있었어도 우리 팀원들은 참고 견뎠습니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죠. 투수의 볼에 얼토당토안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