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ction2024: 병원2] 딸꾹질
2024/11/27
10년 전, 딸꾹질을 하는 이유를 현대 의학으로도 여전히 밝힐 수 없다고 어디선가 읽은 적이 있다. 그 어디서가 어디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두 곳의 어디에서 읽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신빙성 있는 정보일 것이다. 물론, 숱한 가설은 있었으리라. 하지만 의사들 역시 나름 과학자들 아닌가! 확실하지 않으니 여전히 모르겠다며 겸양을 떠는 것일 뿐, 일반인이 떠올릴 법한 상상조차 그들이 하지 않았다는 건 아니라고 본다.
일반인으로서 생각을 좀 봤다. 내 어린 시절을 소환해 나름 일리 있어 보이는 가설을 꾸며보았다. 어릴 땐 딸꾹질을 참 많이 했는데, 나이 들어서 딸꾹질을 한 기억은 거의 나지 않는다. 그러다가 오늘 딸꾹질을 한 것이다. 왜 그랬을까?
순환계의 정확한 정의를 잘 모른다. 찾아보면 알 수 있겠으나 노트북이 아니어서 검색이 버겁다. 그냥 대충 내가 이해한 바를 쓰도록 하겠다. 우리 몸은 항상 무언가 순환하도록 돼 있다. 산소가 순환하고, 영양이 순환한다. 이를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심장과 혈액일 듯하다. 어린 시절 나는 숨도 제대로 쉬지 못 했다. 아마 지금의 나로 비춰 보면 호흡을 잘 이해하지 못한 까닭이 크다고 본다. 전에도 말했지만 나는 이해를 하지 못하면 아무것도 하지 못하곤 한다. 보통은 직관적으로 하는 일들조차 나는 이해의 영역으로 끌고와 애써 먼 길을 돌곤 한다. 내가 조금 희한한 경우이긴 하나 갓 태어난 아이들 몸은 이런저런 문제를 많이 일으킨다. 정신과 육체가 이직 완성 단계가 아니기 때문이다. 미숙한 심장이 갑자기 멈출 수도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혹시 돌연사가 그런 게 아닐까? 딸꾹질은 이를테면 잘 움직이지 않는 심장을 도와주려는 건 아닐까? 그러니까 자연 심장충격기와 같은 역할을 딸꾹질이 맡아 하는 게 아닐까. 진화생물학자의 도움을 받아 조금 더 진행해보자. 그는 아마도 이렇게 말할 것이다. 딸꾹질을 한 아이의 생존력이 더 높아 현생 인류는 딸꾹질을 하게 된 것이라고. 참말일까? 이 거짓말은.
어린 시절 나는 괴로움을 참 잘 못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