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증 vs. 성격장애
2023/02/25
1.
어제 흥미로운 경험을 했다. 원내 독서모임에서 스캇 펙의 <아직도 가야 할 길>을 놓고 토론했는데, 젊은 박사들의 소감이 뜻 밖이었다. 인격적(영적) 성숙의 길을 안내해주는 이 책의 내용이 자신들을 혼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약간 불편했다는 것이다. 요즘 나오는 힐링 목적의 자기계발 서적은 ‘너 힘들지, 위로해줄게’라고 말하는 것이 기본적인 톤인데, 이 책은 그렇지 않고, ‘인생은 고통의 연속이지만 그것을 너의 성장의 기회로 삼아야 해’라고 하면서 ‘즐거운 일은 뒤로 미루라’는 등의 (꼰대같은) 조언을 늘어놓아서 낯설기도 하고 약간의 거부감도 들었다고 한다.
어제 흥미로운 경험을 했다. 원내 독서모임에서 스캇 펙의 <아직도 가야 할 길>을 놓고 토론했는데, 젊은 박사들의 소감이 뜻 밖이었다. 인격적(영적) 성숙의 길을 안내해주는 이 책의 내용이 자신들을 혼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약간 불편했다는 것이다. 요즘 나오는 힐링 목적의 자기계발 서적은 ‘너 힘들지, 위로해줄게’라고 말하는 것이 기본적인 톤인데, 이 책은 그렇지 않고, ‘인생은 고통의 연속이지만 그것을 너의 성장의 기회로 삼아야 해’라고 하면서 ‘즐거운 일은 뒤로 미루라’는 등의 (꼰대같은) 조언을 늘어놓아서 낯설기도 하고 약간의 거부감도 들었다고 한다.
2.
여기서 잠깐 Latte is Horse...
내가 대학에 들어간 80년대를 돌이켜보면, 대학생들은 그 동안 입시 준비에만 몰두하느라 전혀 접하지 못했던 여러 서적과 활동들을 접하면서 자신과 사회에 대한 기본적 인식과 사고체계가 바뀌는 일종의 ‘세계관적 전환’을 많이 경험했던 것 같다. 대표적인 예로는 사회과학 서적과 서클을 통한 사회적/이념적 전환, 종교 서적과 서클을 통한 영적 전환을 들 수 있다. 그리고 이 둘보다는 조용한 방식이었지만 이들에 못지 않게 널리 경험되었던 트렌드가 있었다. 바로 심리학 서적들을 통한 ‘심리학적 전환’이다. 그 전까지 ‘나’라는 자아에 대해 생각해보거나 챙길 여력도 없이 입시 공부만 하다가, 대학에 들...
@유영진님, 그렇게 해석해주시니 이해도 되고 납득도 되네요. 확실한 건 MZ가 엄청난 경쟁 압력을 견디면서 학창 시절을 보내서 매우 지친 상태로 사회에 나온다는 사실 같습니다. 그런 사람들에게 "이제까지는 연습이었고, 이제부터 진짜야"라고 말하는 느낌과 같을 듯 합니다.
저도 MZ세대의 일원이면서 '인생은 고통의 연속' 이라는 데 깊이 공감하는 입장인데, 제가 생각하기에 MZ세대들은 그 말에 대해서 "제발 그게 아니라고 말해 줘, 인생이 본질적으로 고통이라고는 믿기 싫어" 라고 반응할 사람들이 꽤 있을 것 같습니다.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느끼는 연령대니까, 그 긴 길이 통째로 가시밭길이라고 믿으면 시작하기도 전부터 지치게 마련일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냥 그것은 본인이 삶을 통해서 체득하게 되는 인생의 법칙일 뿐, "원래 인생은 고통의 연속이 맞아" 라고 외부의 누군가가 못박아 준다면 상당히 불쾌하게 받아들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사랑하는 책 중 하나가 언급된 것만으로도 좋아요 하나 박고 지나갑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
@유영진님, 그렇게 해석해주시니 이해도 되고 납득도 되네요. 확실한 건 MZ가 엄청난 경쟁 압력을 견디면서 학창 시절을 보내서 매우 지친 상태로 사회에 나온다는 사실 같습니다. 그런 사람들에게 "이제까지는 연습이었고, 이제부터 진짜야"라고 말하는 느낌과 같을 듯 합니다.
저도 MZ세대의 일원이면서 '인생은 고통의 연속' 이라는 데 깊이 공감하는 입장인데, 제가 생각하기에 MZ세대들은 그 말에 대해서 "제발 그게 아니라고 말해 줘, 인생이 본질적으로 고통이라고는 믿기 싫어" 라고 반응할 사람들이 꽤 있을 것 같습니다.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느끼는 연령대니까, 그 긴 길이 통째로 가시밭길이라고 믿으면 시작하기도 전부터 지치게 마련일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냥 그것은 본인이 삶을 통해서 체득하게 되는 인생의 법칙일 뿐, "원래 인생은 고통의 연속이 맞아" 라고 외부의 누군가가 못박아 준다면 상당히 불쾌하게 받아들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사랑하는 책 중 하나가 언급된 것만으로도 좋아요 하나 박고 지나갑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