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우'가 '나'를 뜻한다고?

노영식 · 석기시대 언어학자
2023/09/12
우리가 나아갈 길.
우리 둘이 힘을 합치면 못 할 일이 뭐가 있겠니?
어머니, 우리 오늘 도봉산에 갈까요?
선생님, 우리 과 경쟁률이 제일 높대요.
우리는 꼭 다시 만나게 될 거야.
선생님께서 우리에게 저녁을 사 주시겠대.
https://opendict.korean.go.kr/dictionary/view?sense_no=369494&viewType=confirm

우리가 흔히 쓰는 '우리'에서 '우'가 '나'라는 것을 알기에는 박진호 교수(서울대 국어국문학과) 글(2016)을 통해서였다. 고려 시대 때 구결로 '我'(나 아)를 又(우) 또는 于(우)로 표기해 놓았다. 한글이 나오기 전이었다. '우리'는 복수 1인칭 대명사다. 박진호 교수는 복수 접미사 '-리'와 결합한 '우'가 '나'라고 설명을 했다. 
'우'는 어디서 나왔을까. '우락부락', '울퉁불퉁', '울긋불긋' 예처럼 변화를 생각했다.
우 < 부.
국어와 그래도 가까운 만주 다우르어에 1인칭 대명사가 'bu'다. 국어와 일치한다.
다우르어는 고 성백인 교수(서울대 언어학과)가 논저를 내고 제자들이 책을 내어 기초학문 연구의 축적이 되어 있고 공개되어 있어서 관심을 가지면 이용할 수 있다. 성백인 교수와 제자들을 본 적이 있다. 성백인 교수가 세상을 떴을 때는 동숭동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방명록에 '독자'라고 쓰고 문상을 했다. 직접 배우지는 않았지만 다우르어 논저 독자로서 조금이라도 학은을 입었기에 조문을 했다. 

우리측 사료에 1인칭 대명사 'bu'를 찾아나섰다. 삼국사기 지리지가 대역으로 자료가 있을 듯해서 샅샅이 뒤졌다. 못 찾았다. 최근에 삼국유사 왕력편을 보다가 눈이 번쩍 띄였다.
5세기 실성이사금이 실주왕實主王 또는 보금寶金이라고도 불리었다. 
'실實'은 '쇠 철鐵'과 같았다. '쇠 금金'을 제외한 '보寶는 '주主'가 된다.
  1인칭 대명사 'bu'와 음상과 의미가 일치한다.

🐮 🐄 🥛

지금 가입하고
얼룩소의 모든 글을 만나보세요.

얼룩소 시작하기

만 년 전 구대륙 인류의 신대륙 확산 이후 단절된 언어 비교로 석기 시대의 언어를 발굴한다. 특히 남미 안데스 산중 티티카카 호반의 언어와 아시아 언어를 비교한다. 각 언어 전문가 논저와 DB를 이용해 신뢰성을 높인다.
1.1K
팔로워 252
팔로잉 9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