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 쏘아진 총알 - 전쟁, 혁명 그리고 쿠데타

강부원
강부원 인증된 계정 · 잡식성 인문학자
2023/09/28
 
유현목 감독의 영화 <오발탄>의 시그널 화면(이하 영화 장면 사진들은 모두 직접 캡쳐한 화면)
문화적 제약과 그로부터의 도약  

<오발탄>(1961, 유현목)은 1960년대에 만들어졌지만 1950년대 한국전쟁의 비극을 다루고 있는 영화이다. 한국 영화의 중흥기였던 1960년대 만들어진 여러 영화 중에서도 <오발탄>은 첫 손에 꼽아야 할 중요한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나운규의 <아리랑>으로부터 시작된 한국영화사의 리얼리즘 계보에서도 남다르게 우뚝 솟아 있는 작품이기도 하거니와 유현목이라는 한국 영화사에서 손꼽히는 독특한 아이콘의 영향으로 인해 더 많이 관심을 받고 연구자들에게도 주목 받았던 작품이다.
   
사실 이 영화는 원본 필름의 유실로 인해 제7회 샌프란시스코 영화제에 출품된 영어자막본이 발굴되기 전까지 제대로 볼 기회가 없던 작품이기도 하다. 세밀한 복구 과정을 거쳤겠지만 여전히 남아 있는 음향 노이즈와 거친 화면이 <오발탄> 특유의 음산하고 가라앉은 분위기와 더불어 그로테스크한 느낌을 많이 드러내 준다.
유현목 감독, 영화 <오발탄>(포스터)
   
영화감독 유현목. 출처-한국영상자료원
영화의 효과와 감상 역시 여러모로 대조적인 반응이 많다. 관람 이후 어떤 사람은 매우 흥미진진하게 몰입해 단연 한국 영화중 최고의 작품일 것이라고 손꼽는 이도 있다. 반면 어떤 이는 굉장히 지루해 보는 내내 견디기 어려웠다는 평을 하기도 한다. 물론 이는 이범선의 소설 <오발탄>의 선경험 유무에서 비롯된 차이이기도 하겠지만, 나름대로 한국문학사와 한국영화사의 정전으로 안착한 <오발탄>의 신화화에 맞서는 나름의 태도에서 기인한 것이기도 하다. 그렇게 모두 힘들게(?) 혹은 재밌게(?) 영화 <오발탄>을 본다. 
강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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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신문과 오래된 잡지 읽기를 즐기며, 책과 영상을 가리지 않는 잡식성 인문학자입니다.학교와 광장을 구분하지 않고 학생들과 시민들을 만나오고 있습니다. 머리와 몸이 같은 속도로 움직이는 연구자이자 활동가로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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