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상의 순간을 만들어낸 당 타이 손 피아노 리사이틀

이강원
이강원 인증된 계정 · 감상평 말고 강상문 때론 기록장
2024/06/10
1980년에 아시아인 최초로 쇼팽 피아노 콩쿠르 우승을 거머쥔 당 타이 손은 어느덧 60대 중반을 지나고 있다. 그는 어린 시절 베트남 전쟁을 겪으면서도 부서진 피아노로 연습을 이어가는가 하면 ‘서양인이 젓가락으로 밥을 먹는 것처럼 피아노를 연주한다.’는 인종 차별적 평을 받는 등 받으면서 고난과 역경의 시간을 보낸 바 있다.

그는 지난해 2월 한국을 방문하여 ‘렉처 리사이틀’을 진행하려 했다. 하지만 모친상으로 해당 공연은 취소됐다. 그리고 1년 조금 넘는 시간이 흐른 지난 6월 9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독주회를 가지며 다시 한국 관객들을 찾았다.

포레 서거 100주년을 맞아 <녹턴>, <뱃노래>로 공연의 포문을 열었으며, 드뷔시의 <두 개의 아라베스크>, <가면>, <어린이 차지>를 연주했다. 2부에서는 쇼팽의 곡들로 채워졌다. <뱃노래>, <녹턴>, <왈츠>, <스케르초 2번>까지 쇼팽 스페셜리스트의 진면모를 보여주기도 했다.

그의 이번 연주를 간단하게 정리하자면 ‘회상의 순간을 만들어내는데 초점이 맞춰졌다.’고 평가할 수 있다.
1부 포레와 드뷔시의 곡에서는 터치에 힘을 빼어서 대체로 관조적인 성격을 띠고 있었다. 포레의 <녹턴>과 <뱃노래>에서는 서정적인 순간을 더 강조한다거나 유려함 속에 잠깐 고개를 내민 내적인 단단함, 배 표면에 떨어지는 물방울 등 순간의 디테일을 놓치지 않고 연주를 이어갔다. 반면 드뷔시에선 힘을 더 빼고 악상을 좀 더 옅게 채색했다. 이런 관점에서 드뷔시의 <가면>은 그 정점을 향해 가는 듯하기도 했다.

한편 <아라베스크 2번>의 경우 다른 곡들과 달리 도입부에선 템포를 빠르게 하였다. 이에 따라 미스터치가 두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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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음악 #오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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