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알고 있는 것들이라고 알고 있는 것들의 저 너머... 켄 리우, 《은랑전》

백혁현 · 오래된 활자 중독자...
2024/06/24
“한 사람의 작가로서, 나는 상상할 수 없는 미래의 모든 거주자를 만족시킬 집을 짓는 것은 힘에 부칠뿐더러 답답하고 막막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보다는 차라리 나 자신이 현실과 언어로 지은 인공물 사이의 공감대에 위로받으며 아늑하고 평온하다고 느끼는 집을 짓는 편이 훨씬 더 낫다.
 그럼에도, 내 경험에 비춰 보면 소통하려는 의도가 가장 약할 때 내놓은 결과물에 오히려 해석할 여지가 가장 많았고, 독자에게 위안을 전하려는 배려가 가장 적을 때 도리어 이야기를 자기 집으로 삼는 독자들이 가장 많았다. 순전히 주관적인 것에만 집중할 때 비로소 상호 주관적인 것을 얻을 기회가 생긴다.” (p.10, 〈서문〉중)
 「일곱 번의 생일」
 일곱 살의 나, 마흔아홉 살의 나, 343세의 나,―“이제 이 행성에는 3000억이 넘는 인간의 의식이 거주한다. 그들은 다 합쳐도 옛 맨해튼보다 더 작은 데이터 센터 수천 곳에 모여 산다. 외딴 정착지에서 육신을 지니고 살아가기를 고집하는 소수의 완고한 거부자들을 제외함녀 지구는 이미 야생 상태로 돌아갔다.(pp.30~31)―2401세의 나, 16807세의 나, 117649세의 나, 823543세의 나가 등장한다. 그리고 일곱 살의 나부터 마지막의 나까지 엄마를 떠올린다. 
 「메시지」
 제임스는 외계인의 도시의 마지막 탐험을 시도하는 역할을 하는 자이다. 그의 탐험이 끝나면 행성은 인간이 살 수 있는 행성으로 거듭나기 위한 테라포밍 작업에 들어가게 된다. 그리고 이번 탐사를 제임스는 딸 매기와 함께 하고 있다. 전처인 로런이 더 이상 매기를 돌볼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다. 서먹한 부녀 사이는 낯선 외계 행성에서 더욱 심하지만 탐험의 과정에서 더욱 탄탄하게 구축된다. 어느 한 명의 죽음 앞에서...
 「맥스웰의 악마」
 혼령과 양자 역학의 결합이라고 해야 할까. 죽은 혼령과 연결될 수 있는 오키나와 출신의 일본인이 전쟁 중 겪게 되는 비참한 과정이 자세하게 묘사되고 있다.
 「환생」
 ”통합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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