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묘] 기술적 고민 이전에 예술적 고민이 필요하지 않을까

강현수
강현수 · 영화와 冊.
2024/12/31
<파묘>. 장재현. 2024.
<검은 사제>, <곡성> 두 작품 중 어디에 가까운지를 지인에게 물어보았다. 대답은 <검은 사제>. 그래서 안 볼 생각이었다. 그런데 또 김고은의 무당 연기가 압권이란 소리가 들려왔다. 천만 관객이라는 수치에 몇 번이나 속았는데, 혹시 모를 무언가가 있을까? 고민하던 중 안락의자에 무겁게 놓인 몸에서 저절로 손이 움직이더니 리모콘으로 다가가 넷플릭스 버튼이 눌러진다. 화면에 비친 영화 중 눈에 들어오는 제목은 <파묘>. 그렇게 보기 시작했다. 

할일도 밀려 있었거니와 한 번에 쭉 다 보고 싶을 정도로 흡입력이 강한 것도 아니어서 이틀에 걸쳐 봤다. 믿거나 말거나 영화에 등장하는 일본 귀신은 <곡성>에서 영향을 받았으리라 본다. <검은 사제>와 같은 장르에 인생을 건 장재현 감독은 <곡성>을 보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 신은 장재현을 만들고 또 나홍진을 만드셨나이까, 이런 한탄을 하지 않았을까?

훌륭한 배우였지만 연기력도 아쉬웠다. 대사로 읽으면 전혀 말이 안 될 법한 얘기를 말이 되게 들리게끔 하는 게 연기자의 역할이다. 각본, 특히 대사가 엉터리일수록 연기자는 연기 하기가 힘들다. 대단해 보이지 않았던 이들이라도 홍상수 감독의 작품에 등장하는 순간 빛을 발하는 연기자들이 얼마나 많았나? <파묘>의 최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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