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형진
홍형진 인증된 계정 · alookso 에디터
2023/11/23
배우 황정민이 <서울의 봄>에서 '전두광'을 연기했다. 출처: 플러스엠


어쩌면 당신은 이 글의 제목을 보고 욕설을 뱉었을지도 모르겠다. 아무리 12.12를 다룬 영화라고 해도 전두환 앞에 ‘탁월하다’는 수식어를 붙인다고? 게다가 그걸 ‘승리’로 표현한다고? 당신에게 민주시민 의식은 눈곱만큼도 없나? 부끄럽지도 않은가?    

바로 그게 이 글의 주제다. 익히 알려졌듯 <서울의 봄>은 12.12 군사반란을 전면적으로 다룬 첫 번째 영화다. 그것도 손익분기점이 무려 460만 명에 달하는 블록버스터. 
   
전두환 군사정권의 독재를 직간접적으로 비판하는 영화는 많았다. <택시운전사>, <변호인>, <화려한 휴가>, <1987>처럼 수많은 관객을 동원한 인기작도 있고, <꽃잎>, <박하사탕>처럼 국내외에서 높은 예술성을 인정받은 작품도 있다. 시간이 흘러 그를 처단한다는 가상의 내용을 담은 <26년>도 기억난다. 
   
하지만 누구도 12.12 군사반란만큼은 핵심 소재로 다루지 않았다. 이유는 이 글의 제목에 있다. 좋든 싫든 간에 그날은 분명 전두환이 ‘승리’를 거두며 대한민국을 손아귀에 거머쥔 날이다. 권력을 틀어쥐는 과정에서 전두환이 압도적일 정도로 ‘탁월한’ 리더십을 보인 것 역시 부정하기 힘들다. 오직 그날에 집중해 이야기를 빚는다면 어쩔 수 없이 그런 면모를 제법 두드러지게 담아내야 한다. 그러지 않는 쪽이 도리어 역사 왜곡에 가깝다. 
얼룩패스
지금 가입하고
얼룩소의 모든 글을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
작가. 소설가로 등단했지만 다른 분야 글쓰기에 치중해왔다. 문화예술, 금융, IT 업계에서 일했다.
19
팔로워 263
팔로잉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