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궈진 판이 식기 전에 써야 한다

홍수정 영화평론가
홍수정 영화평론가 인증된 계정 · 내 맘대로 쓸거야. 영화글.
2024/06/14
실은 나의 서랍 속에는 미처 데뷔하지 못한 초고들이 한가득이다. 그것들은 마치 수험가를 떠도는 장수생처럼 비운의 짬바를 풍기면서 나를 노려본다.

그 눈길을 받을 때마다 찔려서 맘이 따끔거리다. 죄송합니다, 젠장. 다음 기회에 꼭 세상빛을 보시게 될 거예요. 그런데 이런 일이 나만의 경험은 아닐 것이다. 글 쓰는 사람은 누구나 있지 않나? 데뷔하지 못한 글이 그득그득 담겨있는 나만의 보석함.

모든 글은 자기만의 때가 있다. 영화에 관한 글은 특히 더 그렇다. 사람들이 그 영화를 보고, 관심을 갖고, 얘기하는 시기는 한정적이다. 게다가 요즘은 그 주기가 더 짧아졌다. 영화 개봉으로부터 일주일, 길어봤자 이 주 정도. 영화가 극장에서 내려가는 시기도 짧아졌고, 다양한 콘텐츠와 자극에 둘러싸인 관객은 미적이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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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한 영화잡지사에서 영화평론가로 등단. 영화, 시리즈, 유튜브. 문화 전반에 대한 글을 씁니다. INF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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