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청실홍실 (13)

훼드라 · 작가,정치평론가
2024/05/16
 

 첫 번째로 가인이(사진으로만) 소개시켜준 여자는 그 아버지는 광일의 아버지 경환과 대충 비슷한 이력을 지닌 인물로 명문대를 나와 대기업 간부를 역임한뒤 정년퇴임한 분이라고 했다. 당사자는 3자매중 둘째로 역시 대기업에 취직해 직장생활중이라 했으며 두 번째 소개시켜준 여자는 아버지는 공무원 출신이고 어머니는 음대를 나온 성악가인데 딸은 어머니의 끼를 물려받았는지 방송국 합창단을 역임한뒤 지금은 피아노 학원을 운영하고 있다고 했다. 
 허나 그런 배경이나 학력,직업등이 지금 광일에게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20대때 그렇게 여성에게 여러차례 데인 경험으로 인해 여성에 대한 인식 자체가 상당한 혼란과 갈등을 겪는 중이었고 그래서 어쩌면 결혼이나 연애는 자신과 인연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에 그냥 이대로 혼자 자유분방하게 살고 싶다는 그런쪽으로 생각이 미쳐있는 광일 아닌가. 그러니 하물며 가인이 소개시켜준 여자가 무슨 대기업 간부나 고위공무원 딸 정도가 아니라 아닌말로 무슨 전직대통령 딸이나 재벌가 막내손녀를 소개시켜준다 하더라도 광일이 내키지 않는 것은 크게 달라질것이 없을 것이다. 
 그런 광일이 가인이 세 번째로 여자 사진을 갖고오자 그제서야 마지못해 ‘선을 보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여자가 마음에 들었다거나 비혼주의자로 살 생각이 마음에 변화가 생겼다기 보단 너무 가인 앞에서 고집을 피우는것도 좀 모양새가 안 좋다는 생각도 들었고 무엇보다 자신의 속도 모른채 아들 광일의 여자보는 눈이 너무 높아 저러는 것 아닌가 하고 안타까와하는 엄마 가인을 보니 되려 죄송해지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당혹스러운 마음마저 생겼다.  
 그래서 결국 세 번째 보여준 여자와 선을 보겠다며 수락을 했다. 좀 뜻밖이고 놀랍게도 이번에 소개시켜주는 여자는 그 아버지가 안기부 간부 출신이라고 했고 위로 오빠가 셋인 3남1녀중 막내인 여자였다. 현재 큰오빠가 유력 언론사 기자, 둘째 오빠는 검사, 셋째오빠는 의사로 아버지의 출신뿐만 아니라 오빠들의 직업까지 빵빵한 그런 집안의 막내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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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년 서울 출생 91년 한영 고등학교 졸업 94-97년 방송작가 교육원 및 월간문학,현대문학,한길문학 문예대학 수강 및 수료 04-07년 전 뉴라이트 닷컴 고정논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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