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에 꽃뱀이 왔다

경나
경나 · 으른이
2023/09/28
내 그림

뱀이다!

마당에서 몸을 말고 있다 머리는 서 있다
주황색과 검은색이 섞였다
혀를 
에베베베베베베베베베
약올리는 것 같아 오해도 많이 받겠다 싶다
마당 길냥이들이 뱀을 잡아두고 있다

추석에 꽃뱀이 왔다
강렬한 꽃 한송이가 불쑥 피어난 것 같이

며칠전 마당에 
사춘기 소년처럼 코스모스가 피어
놀랐었다. 
마당을 걸어 올라오다가
언제 왔니?
부르지도 않았는데,
언제 왔니? 

사람 나이로 겨우 스무살 넘긴
어린 꽃뱀 같다. 
들쥐나 개구리를 쫓아왔니
긴 나무막대기를 쥐고는
가~~~~~ 
길냥이 한마리가 어디선가 얼른 다가온다.
흰둥아!
내 소리에 멈칫, 하고
그순간 꽃뱀이 스르르 길게 자란 풀숲으로 사라져가고 있다
이름하나 지어줄까. 
뱀을 이름지어준 적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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