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끝 여자
2023/09/20
저 끝에 돋아난 섬이 있다.
이 섬들이 아침마다 나를 부르고 세운다. 섬을 쫓는 시선 끝 종내 나는 그녀와 만난다.
그녀는 해남 대진리 여자다.
17살이나 18살 혹은 스물을 갓 넘겼을지도 모른다.
제일 먼저 눈을 뜬 여자가 소 여물을 삶고 아부지에 낼 흰 쌀을 소담스럽게 담아 밥을 앉힌다. 밥 물이 가마 솥에서 끓기 시작할 즈음 뒷 곁에 나가 엉성하게 매달린 호박 하나를 찔끈 떼어내 우물에서 퍼온 물 한 바가지를 덜어내 씻는다. 정제로 들어 간 그녀는 호박을 송송 썰어 막된장을 풀고 끓인다.
아부지의 기침 소리가 들린다.
종종 걸음으로 달려가 아버지 방 문지방도 넘지 않고 그대로 아부지가 자신을 부를 소릴 기다린다.
"아따 맛난 냄시 난다잉~ 우리 점득이가 시방 젤 먼저 인났고마잉. 점드가~ 점드가~"
"네 아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