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무섭다!

가랑비
가랑비 · 가랑비에 속옷 젖는 줄 모른다! ♣
2023/05/24
pixabay
보이는 게 다는 아니다! / pixabay



사람이 좋아서 사람들과 어울려 한 세상 꺾느라 
황금처럼 소중한 젊음이 어떻게 흘러가버렸는지도 모를 정도로 
미친놈 마냥 정신없이 살았던 때가 있었다.
좋은 사람들이 항상 넘쳐났고 즐거운 일들도 끊이지 않았지만
영원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을 그때는 몰랐었다.

좋은 사람들이 늘 곁에 있을 줄만 았았던 꽃 같은 시절은 한순간에 지고
어느 날 문득 고개 들어 주변을 살펴보니 텅 비고 어두운 거리에
나만 홀로 덩그러니 남아 있는 것 같은 참담한 느낌.

그랬다, 언제까지고 뜨겁고 밝게 타오를 줄 알았던
그 젊음은 어느덧 사그라든 모닥불처럼 차갑고 어두운 재만 남기고
즐거운 파티로 들썩이던 추억의 밤들은 마치 꿈이었던 것처럼 흔적도 없다. 
정말로 꿈을 꾸었던 건 아닐까!

celebrateeachnewday.tumblr.com


각각 서로 다른 세상에서 태어나 살다가 
어느 날 한 자리에 모여 가장 젊고 혈기 왕성한 시절을 함께 한 군생활
전국 각지의 다양한 또래 남자들과의 군복무는 우물 안 개구리였던 젊은 남자들이
소년에서 어른, 그야말로 사나이로 거듭나는 중대한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원하지 않아도 해야만 했던 군생활은 나뿐 아니라 다른 전우들에게도 
매우 색다른 경험이며 신선한 충격이었을 것이다.
 
다른 사람은 어땠는지 모르지만 나는 제대 후 한동안 방황할 수밖에 없었다.
늘 함께였던 전우들을 볼 수 없다는 것이 힘들었고 시간이 지나도 쉽게 잊히지 않아서 
어둠이 내리는 저녁이 되면 친구들과 어울려 시간을 보냈고 그렇게 하루를 닫고는
겨우 잠들 수 있었는데 그 당시 나는 이상하리 만큼 부대에 두고 온 전우들을 그리워했다.
눈만 뜨면 함께 지지고 볶던 전우들을 갑자기 볼 수 없는 게 힘들었을까!

그런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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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랑비!? 이슬비보다는 조금 굵지만 가늘게 내리는 비를 가랑비라고 하는데 이젠 그런 비 구경하기가 쉽지 않은 것 같다. 우리 어릴 적에는 그렇게 조용하고 가느다란 가랑비가 온종일 내리곤 했었는데 이젠 예전같은 분위기의 비를 만나기가 점점 어려워지니 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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