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만에 무대에 오른 김명순의 연극 ‘의붓자식’
2023/11/06
"사람은 언제든지 자기를 믿고 사는 것입니다.”
한국의 첫 근대 여성 작가 김명순을 아십니까?
우리는 나혜석과 김일엽은 알아도 김명순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해왔다. 그녀가 남긴 희곡으로 만든 연극 <의붓자식>을 보러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을 찾았다. ‘100년 만의 초대’라는 부제가 말해주듯이 1923년에 쓴 희곡이 100년만에 무대에 오르게 된 것이다.
연극은 아버지의 폭력적인 중혼으로 의붓자매가 된 세 딸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첫째(성실)와 막내(탄실)의 어머니는 오래 전에 극단적인 선택으로 유명을 달리하고, 둘째(부실)의 어머니가 집안을 장악하여 의붓자식들을 핍박한다. 예술가로 일본 유학까지 다녀온 1세대 신여성 성실은 자신이 원하는 바와 신념을 잊지 않기 위하여 발버둥친다. 그러나 높은 현실의 벽은 그를 끊임없이 고통에 가두고 병마까지 겹쳐서 힘든 나날을 보낸다. 게다가 성실의 아버지는 성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