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공감] 호승심이 줄어든다

bookmaniac
bookmaniac · 장르소설 마니아
2022/04/18
젊어서는 이제와 생각해 봤을 때 아무 짝에 쓸데없는 호승심이 차고 넘쳤다. 기운이 넘쳤어서겠지.

생리통에 약 안 먹고 버텨보기
아픈데 병원 안 가고 버텨보기
배 고픈데 다른 게 먼저라고 버텨보기...

적당히 나이가 들어 좋은 건 그 쓸모없는 호승심이 줄어들고 판단이 빨라졌다는 것. 아무도 모르는 나와의 개싸움은 이젠 없다. 

내 몸 중한 줄을 알게 되었다. 누가 챙기랴. 내가 챙겨야지. 내가 안 챙기면 결국 나만 손해인걸. 

점점 짐승같다는 생각도 가끔은 한다. 졸리면 자고, 배고프면 먹고... 짐승같단 생각이 아마도 싫어서 배고픈 날 선 감각을 즐기고, 통증도 즐기고 그랬었더랬다. 기운도 좋았지.

지금은 버틸 힘이 없다. 거스르지 말고 살아야 하는 나이가 되었나보다.



--- 오전에 좀 나갔다 왔다고, 흐느적 흐느적...
얼룩패스
지금 가입하고
얼룩소의 모든 글을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
활자 중독, 책, 민화, 꽃차, 검색, 범죄, 아동에 관심 多
1.6K
팔로워 1.8K
팔로잉 9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