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글: 10살에 깨우친 삶의이치 by 미국주식농사꾼

진영 · 해발 700미터에 삽니다

2022/07/23

나는 지금도 가끔, 그 낭떠러지 절벽 위에 서 있던 나를 기억한다. 아마 동네 한 가운데 있던 야산을 깎아 평지를 만드는 공사 중이었던 것 같다. 학교에서 집으로 가는 길목에 그 야산이 있었고 우리 몇몇은 집으로 곧바로 가지 않고 그 공사 하다 방치된 야산에서 놀곤 했었다. 친구들이랑 높은 낭떠러지의 흙이 드러난 좁은 길을 따라가다 보니 점점 길이 좁아져 이제 한 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는 곳에 다다르고 말았다. 그새 친구들은 어디로 다 가버렸는지 나 혼자만 동떨어져 버렸다. 어떡하지... 되돌아 갈 수도 앞으로 나아갈 수도 없었다. 밑을 내려다 보니 깍아지른 낭떠러지다. 밑에 있는 사람들이 개미새끼 만하게 보인다. 한 발짝만 잘못 디디면 바로 절벽 아래로 굴러떨어질 판이다. 몸을 움직일 수도 없다. 꼼짝도 못하고 흙벽에 바짝 붙어서 겨우 입을 열었다. 엄마~ 목에서 쇳소리가 나고 눈엔 눈물이 고였다. 큰소리로 부를 수도 없었다. 집은 너무도 멀었고 내가 아무리 목이 ...

미국주식농사꾼 · 글쓰는 것을 좋아하는 미용인

2022/07/23

답글: 10살에 깨우친 삶의이치

생활/사건사고+5

10살때 세상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이치를 깨닳아버린..진영님....
사실 그런일이 트라우마로 작용할수도 있었을텐데도 어린나이에도 불구하고 잘 극복하셨나 봅니다.
사람은 살면서 자신의 삶에 터닝포인트가 될만한 중요사건을 겪게되기 마련인데 어떻게 이용하느냐가 참 중요한것 같습니다.

저는 진영님처럼 그렇게 어린나이에 삶의 이치를 깨닳지는 못했지만, 2009년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그동안 제가 가지고 있었던 `어떻게 돈을 벌수있나` 라는 근본적인 문제에서 큰 충격을 받았고, 그 뒤로 생각자체가 바뀌게 되었습니다.

삶의 이치를 언제 깨우치냐의 따라서 삶의 질도 분명히 바뀌겠지요.
10살때 얻은 경험을 함께 공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