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철여
나철여 · 할미라 부르고 철여라 읽는다^^
2023/05/06
오늘같이 추억들이 마구 쏟아져나오는 날에 잊고 있었던 검정고무신, 추억이 또 비를 타고 내린다.

울 엄마가 신었던 하얀고무신,
언제부턴가 고무신 코에 색깔이 입혀지고 꽃그림을 입히던 고무신은 한복 치맛자락에 살짝 덮히더니 미니스커트와 뽀족구두에 슬그머니 밀려나 버렸다.

내가 시집갔을 때 99세이셨던 우리 시할아버지는
총명하셨고, 하얀고무신을 신었고, 꼬부라진 허리를 지팡이로 펴고는 매일 공원을 다니셨다.
외출하고 돌아오면 그 고무신을 손부 인 내가 깨끗이 씻고 물기를 닦아 세워놓는다.
그 다음날 고무신을 신으시다가 다 꼬부라진 손으로 내 등을 쓰다듬어 주시곤 하셨다.

때마침 서우님의 글에 나란히 벗어 놓고 간 손자들의 신발을 보니 검정고무신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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