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에세이 4 – 우린 트롱프뢰유의 시대에 산다

천세진
천세진 인증된 계정 · 문화비평가, 시인
2023/09/25
<그림의 뒷면> - 코르넬리스 헤이스브레흐트 - 네이버 지식백과
      우리 눈에 보이는 것은 모두 사실이나 진실일까? 1670년경, 플랑드르 출신의 화가 코르넬리스 헤이스브레흐트는 <그림의 뒷면>이라는 작품을 그렸다. 그림을 보면, 실제의 캔버스 액자를 뒤집어 놓은 것처럼 보인다. 그런 그림들을 ‘언뜻 보기에 현실로 착각하게 하는 효과를 가진 그림’이라는 뜻의 프랑스어‘트롱프뢰유(trompe-l'oeil)’라고 불렀다. 당시에 유행했던 트롱프뢰유는 그림으로 착시를 만들 수 있다는 기술적인 의미가 컸다. 

      트롱프뢰유는 17세기 이전에도, 이후에도 있었다. 남북국시대(북 발해, 남 신라) 신라의 솔거가 황룡사 벽에 그린 <노송도>나, 고대 그리스 시대에 제욱시스와 파라오시스가 대결을 펼치며 그린 그림들도 트롱프뢰유라 할 수 있다. 1960년대 후반에서 1970년대 전반까지는 하이퍼리얼리즘(극사실주의)이 유행했다. 유행은 지났지만, 지금도 극사실주의 그림들은 계속해서 그려지고 있다. 

     극사실주의 작품은 사진을 보고 있는 것으로 착각하게 한다. 정말 실제 같구나 하는 감탄과 함께 한편으로는 왜 사진과 같은 그림을 그리는 가에 대한 의문도 생긴다. 극사실주의는 트롱프뢰유의 현대적 재현이라는 의미만 가진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럼, 어떤 의미가 있을까? 실제처럼 보이...
천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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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순간의 젤리>(2017 세종도서 문학나눔 선정), <풍경도둑>(2020 아르코 문학나눔도서 선정), 장편소설<이야기꾼 미로>, 문화비평서<어제를 표절했다-스타일 탄생의 비밀>, 광주가톨릭평화방송 <천세진 시인의 인문학 산책>, 일간지 칼럼 필진(2006∼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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