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서를 기다리며

방아
방아 · 시나 소설, 읽고 쓰기를 좋아합니다.
2024/08/22
처서를 기다리며
♡♡♡

숨소리 여린 풀벌레 한 마리
밤새 구비진 풀숲 헤치며
허리 숙여 바람 한 점 실어옵니다

누가 보내주었을까요
계곡의 가장 낮은 곳을 골라
사뿐사뿐 걸음 옮기던 냇물이
졸망졸망 인사하는 실개천
쇠백로도 머리 조아립니다

계절은 소리없이 지나고
무심한듯 시크하게 찾아오는데
투정부리는 쪽은
늘 조바심 많은 사람입니다

누가 뭐라 하지않아도
잎새는 가을바람에 흔들리며 질 터
가만히 서있는 나무 흔드는
조급증이 자꾸 선을 넘으려 합니다

둘러보아도 찾을 수 없는
갈바람은 어디서 불어오는 건지

그 임은 잘 오시고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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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작 노트 *

마중나가지 않아도 올 사람은 오고, 앞서나가지 않아도 올 시간은 시나브로 다가올 텐데 굳이 앞서 마중나가는 마음.
많이 그리워서, 많이 보고파서 그렇겠지요.
처서의 절기에는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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