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나는 내 집에서 쫓겨났다.

109
109 · 정리되지 않은 생각 조각 모음
2022/04/09
남편이 사고로 먼저 세상을 떠났다. 산재였기 때문에 보험금이 나왔고, 아직 어린 딸 아이 둘과 함께 살기 위한 집을 친정 아버지가 함께 봐주었다.

아파트의 집값이 하늘 높은지 모르고 치솟을 것이라고 상상치도 못한 그 옛날, 작은 2층집으로 우리 가족의 터전을 마련했다. 1층을 세주고 살면 조금이나마 생활비에 보탬이 되었기에 그때로선 최선의 선택이었다.

그날 이후 먹고 살기 위해 일만 하며 살았다. 바쁘게 살다보니 어느새 아이들은 제 몫을 하는 성인이 되어있었고, 결혼하여 정든 집을 떠났다.

홀로 남는 어미가 맘에 쓰였는지 두 딸 모두 가까운 곳에 살림을 차렸다. 매일 놀러오는 손주들이 때로는 힘들지만 인생의 새로운 낙이었다.

나는 이대로 이 집과 함께 늙어 죽을 계획이었다.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한 나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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