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적(笛跡)
적적(笛跡) · 피리흔적
2022/05/26


꽃은 스스로가 꽃인지 
모를 때 가장 아름답습니다
커다란 쓰레기통 같은 화원의  잔뜩 꽂혀 있을 때
누군가 손에 이끌려 이리저리 휘저어지다  
작은 화병에 놓여있을 때 피하지 않고 시들어가더라도 

엄마가 아름다운 건 스스로가 엄마라는 걸 
모를 때 아름답습니다
모든 말들을 잊고 몸을 던져 엄마라는 꽃이 될 때 
엄마라는 사실도 모른 채  그때 

모든 엄마는 꽃이었고 

엄마는 목이 긴 가지가 됩니다 

우리는 꽃이 진 가지를 손에 들고 다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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