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는 걸 좋아하는건 다 이유가 있다 -

김싸부
김싸부 · 한줄로 소개 못함
2022/09/07


걷는것을
좋아한다

산소 호흡기 같이
꼽고있던 이어폰을 던져버리고
언제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 확인하듯
수시로 쳐다보았던
스마트폰을 꺼버리고

익숙한 동네이든
낯선 어떤곳이든
용기를 내어
모험처럼
무작정 걸을때에
참을수 없이
나를 괴롭혀온 존재의 가벼움은
두 발의 발뒷꿈치부터 시작해서
새끼발가락과 엄지발가락에
무게가 실리면서
제법 묵직해지는 것을 느낀다

천천히
느긋하게 걸을수록
어떤 그림인지
청사진같이만 보였던
존재는 점점 더 선명해지기 시작한다

한걸음
한걸음에 실려
나라는 존재의
구체적인 색을 알게된다
매력이 무엇인지 알게 된다

그리고
그렇게 한참을
아니 어쩌면 금세
걷다보면
그동안 끝없이 말을 걸어온
침묵과 마주하게 된다

그 침묵과 함께
또 걷는다
함께 걷다보면
무음이라 생각했던
침묵이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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