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질환의 무서운 점

D
DunDun C · 30대 뇌졸중환자의 일상
2024/10/04
어느 날 나 자신을 믿을 수 없어지고
어느 날 내 행동을 통제할 수 없어지고
어느 날 내 하루를 기억할 수 없어지고
어느 날 이제 다시는 그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어지는 것

나도 이제 돌아가지 못하는 건가?

오늘도 나는 아침에 눈을 떴지만 시간 감각이 없어지고
내가 할 일을 리스트로 만들지만 그 리스트를 기억할 거라는 자신이 없어지고
지금 이 글도 기억할 거라는 자신이 없어진다.
내 뇌의 유효기간은 언제까지일까?

오늘은 나 대신 오빠가 내가 친 사고를 수습하러 갔다.
내가 쳤는지도 몰랐던 사고가 큰 일이 되어
돈도 나가고 시간도 나가고
내가 아닌 남이 나 대신 고개를 숙인다.
내가 친 사고지만 내 고개는 합당한 값어치가 되지 않는다.
내가 저지른 잘못에 나보다 남의 사과가 더 유효한 상황
앞으로 한 두 번이 아니겠지.
차라리 요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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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반변성, 중증천식, 뇌경색에 뇌종양. 더 생길 병은 없을 줄 알았는데 부정맥은 협심증에서 심근경색(주의)로 진화... 이제 조금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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