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적 연애 - 고양이파와 강아지파

김지용
김지용 인증된 계정 · 어쩌다 정신과 의사입니다.
2024/03/30
‘나와 잘 맞는 사람을 미리 알아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연애를 꿈꾸는 사람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질문이다. 잘 맞아 보여 연애를 시작했다고 해서, 이후의 연애가 꼭 성공적으로 흐르는 것만은 아니니까. 상대방을 선택할 때 우리는 상대방의 겉모습들을 종합적으로 판단한다. 외모와 체형, 목소리와 말투, 학벌과 직업, 경제력, 그리고 대인 관계 등의 조건들. 이 조건들이 종합되어 만들어진 그 사람만이 풍기는 외적 분위기가 호감 여부에 있어 가장 크게 작용하는 것이 사실이다. 마음이 보이지는 않으니까. 하지만 이후에 연애를 ‘잘 하기’ 위해선, 앞서 언급한 외부 조건들보다 성격이 더 중요하다. 이는 더 말할 나위 없는 진실이다. 그래서 진료실에서도, 진료실 밖에서도 이런 질문들을 참 자주 듣는다.

“어떤 성격들끼리 만나야 잘 지내나요? 성격 간의 궁합이란 게 있나요?”
“MBTI 같은 심리 검사를 통해서 잘 맞는 유형의 사람을 고를 수 있지 않나요? 

그 때마다 나는 그들을 실망 시키는 대답을 건넨다. 그런 거 없다고.  
성격 유형론을 통해 나와 궁합이 맞는 사람을 찾을 수 있다는 건 아주 달콤하게 들리지만, 부작용이 많기 때문에 정신과 의사로서는 항상 경계의 목소리를 낼 수밖에 없다. ‘나는 어떤 타입이고 너는 어떤 타입이야.’라며 몇 분 안에 성격이 규정되어 버리는 건 속시원하기도 하지만, 변화의 여지를 차단해 버릴 수 있다는 점에서 위험하다. 성격 검사들 중 일반 대중들에게 가장 널리 쓰이는 MBTI의 경우 수 개월 후 재검사를 시행했을 때 다른 결과가 나오는 경우가 매우 많다. 이는 성격이란 것이 다양한 경험을 통해 언제든 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분명히 고정되어 보이는 성격 같은 것이 있다. 그래서 내게 잘 맞는 사람도, 너무 안 맞는 사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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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팟캐스트 채널 '뇌부자들'을 운영하고 있으며, '어쩌다 정신과 의사' 책의 저자입니다. 북팟캐스트 '서담서담'의 멤버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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