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격의 동물같이 수동적인" 여성들의 반란 - <여자계>의 각성
2023/12/28
여성필자들은 교육받은 여성을 ‘무인격한 동물같이 수동적이었던’ 조선의 여성과 구별하고, 그들에게 조선의 여성을 계몽할 의무와 책임이 있음을 역설한다. 이것은 ‘여성’이 해야 할 의무이기 이전에 ‘우리 몬져 교육을 밧은 여자’, ‘여러 형님들’의 의무이다. 즉, 나와 내 주변 형님들의 ‘우리 쌍견’에 있는 의무이다. ‘우리(新女子)’를 비판하고 ‘우리’에게 충고하며, ‘우리’에게 당부하는 글은 높은 위치에서 아랫사람을 계몽하고 각성시키는 것이 아니라, 친구로서 혹은 같은 지식인 여성으로서 당부하고 충고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여성들은 친구에게 혹은 형님에게 쓰는 친근한 문체의 글쓰기를 통해 공적담론을 전개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러한 여성들의 글쓰기는 <여자계>에 실린 남성필자들의 글과 비교하여 살펴봄으로써 그 특징을 더욱 분명히 드러낼 수 있다. 당시 남자유학생들은 여성문제와 관련된 공적담론을 논리정연한 글을 통해 전개한다. 이들은 감정적으로 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