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역사와 현재의 연애 사이의 접착력은... 백수린, 《눈부신 안부》

백혁현 · 오래된 활자 중독자...
2024/06/20
《눈부신 안부》는 파독 간호사라는 명칭을 역사적으로 살펴보는 가운데 연애 소설의 외양을 갖추고 있다. 파독 간호사는 60년대 말에서 70년대 초에 걸쳐 양국의 협조 하에 독일로 파견된 1만여 명의 간호 인력을 말한다. 비슷한 시기 (1963년부터 1980년까지) 독일에 파견된 파독 광부도 있었다. 일자리가 부족하였던 우리와 노동 인구의 부족을 겪었던 독일의 이해 관계가 맞아 떨어진 결과였다.
 “... 우재는 규모가 작은 동아리 내에서 몇 안 되는 동기였고, 이십대 초반 나를 들뜨게도 갈급하게도 하던 사람이었다. 그리고 우리가 함께 있을 때 그런 마음이 되는 것은 나 혼자만이 아니라는 걸 그 시절 나는 어렴풋이 느끼고 있었다. 우리가 벚꽃이 만개한 텅 빈 캠퍼스를, 마음을 흐트러뜨리는 바람이 부는 한강 둔치를 달아오른 얼굴로 함께 걷던 밤들이 있었으니까. 하지만 몇 번의 우연과 엇갈림 끝에 연인 관계로 발전하지는 않았고, 우리는 각자 연애를 하는 동안엔 서로에게서 멀어졌다가 한쪽의 연애가 끝나면 다시 조금쯤 애달파지는 그런 사이로 차츰 변해갔다.” (p.8)
 소설의 화자인 나의 이모가 파독 간호사였고, 나는 열세 살 겨울에서 열다섯 살 겨울까지 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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