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쓰고 싶다.

하다싸
하다싸 · 묵주와 책 이야기
2023/06/12
얼마 전, 글 잘 쓰는 친한 지인이 나한테 글 쓰고 싶다고 연락이 왔다. 당시의 나는 별 생각 없이 책 두 권을 추천해 주었는데 그분은 책보다 방법을 알고 싶다고 했다. 명문대를 나오고 등단까지 하셨던 그런 분이 왜 나 같은 무명 쩌리에게 글 쓰는 법을 배우고 싶어 하는지는 모르겠다. 

사실 나도 내가 글을 잘 쓰게 된 방법을 모른다. 그냥 쓰다 보니 그렇게 됐을 뿐이다. 다만 한 가지 분명한 점은 내가 또래 아이들에 비해 책을 많이 읽는 편이었다는 것이다. 친한 친구 하나 없이 늘 괴롭힘의 대상이 됐던 내게는 책만이 유일한 안식처였다. 평소에는 괴롭힘을 닽하다가도 책을 읽는 순간만큼은 인기인이 되었다. 

나는 남들이 별로 손대지 않는 책을 위주로 골랐다. 읽어 보면 이렇게 재미있는데 왜 아무도 손대지 않는 걸까. 자기들은 전혀 눈여겨보지 못했던 책들을 내가 쏙쏙 골라 읽는 게 신기했나보다. 나를 따돌리던 애들이 내가 읽는 책을 궁금해할 때가 뭔지 모르게 기분이 이상했다. 

중학교 때는 학교 도서실에서, 고등학교 때는 속독학원에서 온갖 책을 빌려 읽었다. 개중에는 세계명작이 주를 이루었다. 데미안부터 시작해서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까지 재미있는 책들이 너무 많아 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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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쓰고 공부하며 가끔은 묵주도 만드는 사람입니다. 하다싸는 에스테르 왕비의 옛 이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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