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 리뷰 - 2023년의 뜨거운 한국에서

김다움
김다움 · 게을러요
2023/10/23
정국의 'Seven'에 힘입어, <세븐>은 시의성을 얻었다.
영화의 종교적 모티브를 반영해 고해성사로 시작하겠다. 어제의 야식은 파닭이었고(Gluttony), 일요일엔 빈둥댔다(Sloth). 밤늦게 영화를 틀었고, 종종 졸았다. 그러면 되감아야 하지만, 잘 따라가고 있다며 과신했다(Pride). 다행히 신은 있었다. 유머 장면이었다. 밀스의 집이 흔들린다. 전철이 지나가서다. “어쩐지 중개사가 집을 5분만 보게 하더라고요.” “이사 온 첫날 이유를 알았죠.” 서머셋이 답한다. “음. 아늑하고 편안하며, 진동하는 집이네요” 재치 있는 농담에 트레이시는 스스로를 비웃었고, 나는 정신을 차렸다. 처음부터 영화를 다시 봤다. 우중충한 색 보정과 가로로 긴 화면비가 눈에 띄었다. 그래서 안경을 꺼냈다. 놀랍게도 안경조차 안 쓰고 있었다.

<세븐>의 최고 강점은 시점 쇼트 활용이다. 각도를 바꿔가며 정보를 통제하고, 긴장감을 구축한다. 일례로 추격전 장면의 시점은 창문 밖에서 차를 거쳐 차의 안-밖-위-아래로 빠르게 전환한다. 이는 액션용 몽타주 편집과 거리가 멀다. 모든 쇼트의 디테일이 살아 있기 때문이다. 컷이 전환될 때마다 인물의 위치, 소리, 시야각 등 다양한 정보가 입체적으로 움직인다. 이러한 장점은 비단 시점 쇼트에 국한되지 않는다. 전반적으로 미장센에 정보가 많고, 공들인 영상 어법만으로도 흥미진진하다.
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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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과 언론을 전공하는데, 그다지 전문적이진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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