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북'도 없이 페이지와 페이지를 무작위로 쓱삭쓱삭... 김지승, 《술래 바꾸기》

백혁현 · 오래된 활자 중독자...
2024/05/30
이제 곧 무언가를 쓰기 시작하게 될 것인데, 그 쓰기를 추동한 사건이 그전에 있었고, 나는 한이 맺힌 사람이라도 된 것처럼 마구잡이로 읽기에 몰두하고 있다. 내용을 이해하려는 일말의 노력도 없이, 그저 활자를 집어 눈에 꽂고 있는데, 그것을 읽는다 라고 착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아하다. 페이지의 삼분의 일을 한 번에 나머지 삼분의 이를 또 한 번에 읽기도 한다. 눈을 두어 번 깜박이면 페이지가 넘어간다.
 “모든 여자는 딸이다. 딸들의 삶이 때로 모빌처럼 흔들리고 아름답게 그늘지는 걸 본다. 서류상으로는 혼자 아이를 키울 친구 옆에 나와 또 다른 딸들이 있다. 언제고 친구를 대신할 몸이 될 준비를 하면서 각자 아이 이름 짓기에 골몰하고 있는. 전화를 끊고 나는 우리 중 가장 작은 딸을 위한 모빌을 주문했다.” (p.34)
 작가의 책을 몇 번 읽었는데 작가의 성별을 여성이라고 생각하지 못하고 있었다. 산문집엥 실린 글들이 대부분 여성에게 할당되어 있음을 책의 서두에서 이미 알게 되었지만 몇 차례나 왜 여자에 대해 쓰고 있지, 라고 갸웃거렸다. 무척이나 사적인 여성의 역사라고 보여지는 글들이 작지만 지치지도 않고 계속되었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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