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생 일기] 파국

토마토튀김
2024/09/05
시나리오 회의 끝.
SNS에는 다들 좋고, 잘된 이야기들만 올라오던데 나는 실패한 이야기를 올리게 됐다.
안녕히 계세요,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인사하고 회의실을 나왔다. 3년 끌은 프로젝트, 서로가 최선을 다했던 것이 맞다. 그 세월 동안 나에게는 3화의 미완성 드라마 원고와 장편 영화 시나리오 하나가 남았다. 
대표님은 서로가 서로에게 가해자이자 피해자라고 하셨다. 글쎄… 아무도 가해한 자는 없다. 그 순간 사무실에 '헤이 주드~'가 울려 퍼졌다. 지금 이 순간에 잘 어울리는 배경음악이라고 생각했다.  

돌아오는 길, 실패에 슬퍼하기보다는 다음 작품 스토리가 떠올라서 막 쓰고 싶어 진다. 다행이다. 이게 나의 최고의 장점이기도 하고. 나는 나의 이런 어마어마한 회복탄력성을 사랑한다. 마음이 힘든데, 다음 할 일이 떠오른다. 그래서 힘을 다시 얻고... 그래도 하루 정도는 조금 침잠해 있는 게 내 인생과, 3년 간의 프로젝트에 대한 예의겠지. 
어제는 회의 끝나고 잠들기 전까지 계속 이 기타곡을 들었다. 당연히 펑펑 울었다. ㅎㅎㅎ 


다들 한 번씩, 그냥 지나가지 말고 한번 들어보시길. 슬픈 일, 안 좋은 일 없는 사람도 들으면 그냥 마음 아련해져서 눈물 나는 연주들인데, 와, 내가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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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을 먹으며 글을 씁니다. 에세이집 <시나리오 쓰고 있네>, <아무 걱정 없이 오늘도 만두>, <어쩌다 태어났는데 엄마가 황서미>를 발간했습니다. 지금은 드라마와 영화 시나리오를 씁니다. 몰두하고 있습니다. 일 년 중 크리스마스를 제일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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