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가

재재나무
재재나무 · 글쓰기를 좋아하는 사람
2024/07/10
외가에는 늘 먹거리와 놀거리가 많았다. 3살 터울인 막내 외삼촌과 그 위 4살 터울의 외삼촌, 그리고 6살 터울인 막내 이모까지... 동네 친구들처럼 재미나게 놀았다.

바닷가 근처였던 외가에서 7, 8월이면 볕이 나는 오후를 물놀이로 보내고 밤에는 슬라브 친 옥상 위에 텐트를 쳤다. 산골 가난한 우리집과는 달리 해녀였던 부자 외할머니는 늘 귀한 수박이나 복숭아 같은 과일을 밤참으로 주셨다. 

외할아버지가 선을 따 연결해 준 전구에 하루살이들이 까맣게 들러붙도록 누워 이야기도 하고 만화책도 보고 그러다 담장 너머 이웃에서 잠 좀 자자를 서너차례 듣고야 하나 둘 자기도 모르게 잠이 들었다. 텐트지만 한 데 잠을 자면 느껴지는 새벽의 눅눅함. 집 아래 바다에서 올라오는 물기머금은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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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분야에 관심이 많아요. 그냥 저냥 생활글을 잘 쓰고 싶은 사람입니다. 나의 이야기가 우리의 이야기가 되는 글을 쓰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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