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실을 겪은 이들의 마음,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 (영화와 원작 소설)

정담아
정담아 · 읽고 쓰고 나누고픈 사람
2023/08/10
이미지 출처 <네이버> 영화
죽음에 대해서 생각해본 적 있니? 유독 죽음에 대해서 많이 생각하고 그에 대한 두려움이 크다는 친구가 있었어. 그 얘기를 들으면서야 깨달았어. 난 아픔이나 노화에 대해 생각하고 두려움을 느낀 적은 많지만 정작 죽음에 대해서는 크게 생각한 적이 없다고. 그런 내가 요즘은 유독 죽음에 대해서 생각하기 시작했어. 왜냐고? 슬프게도 죽음이 너무 일상화된 것 같았거든. 친구와 골목을 걷다가 사람에 깔리고, 차를 타고 지하차도를 지나다 물에 휩쓸리고, 지하철 역 근처를 서성이다 칼부림을 당하고, 일상적인 일터에서 떨어지고 끼이고 쓰러지는, 그래서 결국 숨이 멎는 일이 반복되는 사회. 언제 어디서 문득 죽음을 맞이한다 해도 크게 이상하지 않은 곳에 살고 있더라고, 내가.

사실 나는 내 죽음보다 내 주변 누군가의 죽음이 더 두려웠던 것 같아. 물론 죽어갈 때의 고통이 무섭고, 아직 해보지 못한 것돌에 대한 후회를 피하고 싶지만 그것보다도 '상실'의 아픔이 더 겁이 났다고 할까? 그러던 중에 보게 된거야.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라는 영화의 개봉 소식을. 사실 영화는 보지 않았지만 원작 소설은 여러 번 읽었어. 워낙 김애란 작가를 좋아하기도 하지만, 개인적으로 김애란 작가의 작품 중에서 제일 좋아하는 게 바로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가 수록된 소설집 <바깥은 여름>이거든.

단편 소설집인 이 책은 전반적으로 쓸쓸함이 묻어 나. 각자 다른 이야기지만 전부 어떤 상실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거든. 유독 죽음이 많이 나와. '어디로 가고 싶은신가요'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아. 간단하게 말하면 남편의 죽음을 마주한 여자의 이야기거든. 하지만 어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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