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상황에서 누구나 살인자가 될 수 있다는 충격적 사실

김형욱
김형욱 · 책으로 책하다
2024/03/17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영화 <아주 평범한 사람들> 포스터.

한나 아렌트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친위대 상급돌격대지도자로 라인하르트 하이드리히의 직접 지시를 받고 6백만 명에 이르는 유대인 학살의 실무 총책임자였던 아돌프 아이히만의 1961년 이스라엘 예루살렘 전범 재판을 취재하며 철학적 깨달음을 얻는다. 이른바 '악의 평범성'으로, 악하기는커녕 평범하기 이를 데 없어 보이는 아이히만이 본인의 생각은 접어둔 채 오직 명령에 따라 수백만 명을 학살한 사실을 보고 깨달은 것이다. 누구나 악을 지니고 있다는 것.

여기 제2차 세계대전의 홀로코스트 과정에서 '악의 평범성'을 또 다른 사례로 들여다보는 다큐멘터리가 우리를 찾아왔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영화 <아주 평범한 사람들: 잊힌 홀로코스트>다. 크리스토퍼 로저트 브라우닝 교수의 기념비적인 저서 <아주 평범한 사람들>(1992년 초판 이후 3판까지 출간)을 원작으로 했다. 사회 하층 계급 출신의 평범한 남성들은 어떻게 수만 명을 학살하고 죽음의 수용소로 강제이주시켰는가.

1942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러시아와의 전쟁으로 인력이 바닥난 나치 독일, 계속 커지는 제국의 영토를 다스리고자 인력을 충당한다. 그중엔 가정이 있고 나이 많은 중년 남성도 포함되었다. 대다수는 나치에 동조하지도 유대인에 지나치게 적대적이지도 않았다. 더구나 평범하기 이를 데 없는 직업을 가졌다. 그들은 101예비경찰대대로 편입되어 아무것도 모른 채 이동한다. 그러던 어느 날 아침 일찍 모인다.

대대장 트라프 소령이 전하길 유대인 남자, 여자, 아이들 1,500명을 총살해야 한다는 것이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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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 편집자와 [오마이뉴스] 영화 기자를 10년 넘게 병행하고 있다. 블로그와 스토리채널 ‘책으로 책하다’, 네이버 프리미엄콘텐츠 ‘영필당’을 운영 중이며 키노라이츠 인증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아트하우스 모모’ 10기 큐레이터로 활동하며 정기 프로그램 ‘영화후에’ 사회자를 맡았다. 교육학자 아내와 함께 『지지해 주는 부모 스스로 공부하는 아이』를 출간했고 북이오 채널에서 전자책 『영화가 필요한 시간』을 출간했다. 올레TV ‘파본자들’ 영화 [크림] 편에 출연했고 삼양그룹 뉴스레터 ‘우리함께 Weekly’에 영화 글을 기고했다. 잘 보는 방법과 잘 쓰는 방법을 늘 고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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