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세곡
천세곡 · 남들과는 다르게 누구보다 느리게
2023/10/03
출처: Photo by Manuel Meurisse on Unsplash



다른 사람과 갈등이 생기면, 줄곧 나의 마음은 낯설음으로 가득 찼다. 나와 마주하고 있는 이가 내가 알던 그 사람이 맞는지, 서로를 깊이 알던 사이가 맞는지 의문이 들 정도로 생소한 느낌이 들었다. 주고받는 말 자체도 상처가 되었지만, 그보다는 지극히 낯설게 다가오는 서로의 존재가 더 큰 아픔이 되었다.

  큰소리를 지르거나 욕을 하며 싸우지 않더라도 평소와 달리 차갑게 식어버린 언어들이 오가는 순간, 모든 것이 낯설어졌다. 상대의 굳은 표정 뿐 아니라, 함께 숨 쉬고 있는 공기나 흐르는 시간조차 낯섦 그 자체로 다가왔다. 감정의 갈등이라는 것이 마치 마법이라도 부려 모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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