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 마흔 즈음에 - 여전히 흔들리는 마흔을 위한 베토벤
2023/01/26
한때 마흔을 불혹이라 부르던 시절이 있었다.
뜻이야 누가 모를까. 나이 사십이 차면
흔들리지도, 혹하지도 않는다는데
별로 와 닿지 않는다.
안 되는 거 알면서 먹는 밤중의 야식이나
한 달 주기로 다닐까 말까 회사나
아직도 젊고 모르는 게 많은데
아래로는 애들, 위로 어르신,
내 몸 하나 건사하기도 힘들지만
여전히 열정이 들끓어
감당 못할 일의 수렁으로 빠져들며
후회와 보람 사이를 왔다갔다 하는 우리는,
정말로 불혹이라기보다는
흔들리지 않는 척 해야 하는
마흔의 연기자가 된 것이 아닐까.
우리를 흔들리게 하는 것은 많고 많지만,
삶을 진실하게 담아야 생명력을 얻는
예술에도 그러한 마흔의 흔들림이 포착되어 있다.
클래식에 딱히 관심이 없어도
누구나 존경을 보내는 작곡가 베토벤 또한
엄청나게 흔들리는 마흔을 맞이했다.
1808년 12월 22일,
교향곡의 역사에서 가장 이름난 두 곡이
한 날 한 시에 초연되었을 때만 해도
그의 마흔은 정말로 '불혹'이 될 것 같았다.
교향곡 5번 <운명>과 6번 <전원>은
가혹한 운명의 지옥에서 투쟁하여 살아남는 영웅을,
자연이라는 천국에서 하루를 보내는 평범한 사람의 행복을
각각 그려내고 있었다.
이 두 작품은 그의 작곡 커리어에서
가장 빛나는 성공 사례가 되었다.
하지...
음악 너무 잘 들었습니다. 풍월당이 얼룩소에 와서 너무 기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