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는 사람] 2. 치열한 사랑 , 칼같은 이별

김재희
김재희 · 방송작가
2024/04/12
어린 작가일 때 선배들에게 들었던 말 중에
가장 이해되지 않는 말은
열심히 하지 마, 제발 대충 해 - 였다.
아낀다고 생각하는 선배마다 똑같은 말을 하기에
의문은 점점 커졌다. 도대체 왜 이런 말을 할까?
한 번은 진지하게 물었다. 제가 뭘 잘못하고 있나요??
그 때 선배는 이런 말을 해 주었다.
일을 좋아서 하는 사람일수록
의욕 때문에 과하게 몰입하게 되는데
실망도 환멸도 커져서 혼자 빨리 타버린다고.
그러다 갑자기 일을 놔 버리는 경우가 많은데
넌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뭐든 열심히 하는, 대충하는 법을 모른다는 건
진짜로 자랑이 아니었다.  시간이 지나자 나는
그 말의 뜻을 몸으로 이해하게 되었다.
과몰입은 누가 괴롭히지 않는 순간에도
스스로를 궁지로 몰아넣기 쉬운 방법이었고
과호흡, 위염. 위출혈, 소화불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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