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민
이재민 · 웹툰 읽고 글 쓰는 사람
2023/09/02
*이 글에는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의 주요 내용이 담겨있습니다.
<콘크리트 유토피아>의 명화(박보영 분)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를 본 사람은 두 부류로 나뉜다. 박보영이 연기한 이 캐릭터의 이름을 제대로 아는 사람과, “박보영”이라고 부르는 사람.

초반부부터 등장하는 이 캐릭터의 이름은 “명화”다. ‘명아’인지, ‘영아’인지 제대로 알기가 어렵다. 이 글을 쓰는 본인조차 크레딧을 보고 알았다.

그런데, 이 차이는 생각보다 크다. 작품 속에서 명화가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엔딩까지 보고 나면, 이 작품에서 명화가 가지는 의미를 모르기는 힘들다. 물론 이건 스포일러니까, 나중에 기회가 되면 따로 다뤄보자.

앞선 글에서는 웹툰작가 김숭늉의 작품 속 사고실험이 어떻게 시네마적으로 완성되었는가에 대해 이야기했다. 솔직히 그렇게 말하면서도, 나는 그게 나의 불안이길 바랐다.

* 쉽게 지워지는 여성의 존재와 노력
네이버 감상자 영화평. 2023년 9월 1일 최종 확인.
그리고 네이버 영화평을 들여다보고, 나는 정말로 이 영화가 사고실험의 완성이며, 김숭늉이 작품에서 이야기한 “개인은 몰라도 집단은 인간을 택하지 않는다”는 테제가 실현되었음을 확인했다.

위 이미지는 앞으로 보여줄 댓글 중 일부다. 일부 댓글들은 ‘박보영’을 지목해 이기적이라고 탓하거나, ‘발암’이라거나, ‘민폐’라고 비난하고 있다. 남자들이 나가서 어렵게 구해온 걸 받아서 살았으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았으면서 남탓만 하는, 소위 ‘프로불편러’가 아니냐는 비난이다.

이 비난은 틀렸다. 이유는 간단하다. 명화가 아무것도 하지 않은 ‘무임승차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명화는 ‘돌봄’이 직업인 ‘여성’이다. 명화의 직업은 간호사다. 황궁아파트 내에서 다친 사람들은 물론 사람들의 안전을 위해 집집마다 돌며 일종의 회진을 돌기도 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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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과 콘텐츠를 보고 글을 씁니다. 2017, 2019 만화평론공모전에서 수상했고, 웹툰 웹진 웹툰인사이트에서 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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