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만세>: 맹목적인 애국 그리고 텍스트의 파열
2024/04/01
<자유만세>: 맹목적인 애국 그리고 텍스트의 파열
흔히 해방후 최인규의 ‘광복 3부작’(<죄없는 죄인>, <독립전야>)의 하나로 알려진 <자유만세>는 제국일본에 항거하는 레지스탕스 영화긴 하지만, 멜로드라마로서의 성격이 지나치게 강한 다소 독특한 형태의 영화이다. 물론 영화라는 매체 자체가 그 출발에서부터 멜로드라마의 속성을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기 때문에 멜로적 속성이 영화적 문맥을 흐트러뜨리고 있다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자유만세>는 멜로적 속성이 영화의 내러티브의 진행 자체를 주도하고 있을 만큼 긴박되어 있는 것은 의문을 여지를 남기는 것이다.
영화는 1945년 8월 해방직전(영화는 해방되기 전날인 8월 14일에 끝난다) 지하 레지스탕스 활동을 하는 최한중과 그의 동지들의 활약상을 보여주는 하나의 축과 최를 돕다 그에게 엮이게 되는 혜자와 미향 두 여인의 최한중에 대한 (맹목적인) 사랑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또다른 축으로 구성되어 있다. 영화는 표면적으로는 ‘강철같은’ 의지의 최한중이 두 여인과의 사랑을 이겨내며(?) 죽기를 각오하고 자신의 길을 가는 내러티브를 중심으로 설정하면서 여기에 두 여인이 마치 최한중의 의지를 시험이라도 하듯이 그에게 맹목적으로 매달리는 구조로 되어 있다. 영화의 결말은 이들 여인들의 도움에도 불구하고 최한중이 결국 장렬하게 죽는(그것도 하필이면 해방되기 바로 전날인 8월 14일에) 것으로 되어 있다.
문제는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