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의 무 수확

진영
진영 · 해발 700미터에 삽니다
2023/11/11
저녁을 먹고 설거지도 끝내고 세수하고 이제 티비나 책을 보며 편히 쉴 일만 남았다.
내일 도서관에 들러 책을 반납할까. 아직 좀 덜 읽은게  있는데... 책을 펼치고 한참 읽고 있는데 갑자기 주방에서 남편이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이리 잠깐 나와 봐"
부르는 소리가 자못 심각하다.  나가보니 남편이 무를 뽑아와서 씹고 있었다.
뜬금없이 웬 무우? 하고 묻기도 전에
"배추는 영하로 살짝 떨어져도 별 상관없지만 무는 냉해를 입어 바람이 든대. 지금 먹어보니 아직 바람은 안 들었는데 약간 들듯말듯 한거 같애" 하며 무 한쪽을 썰어 내민다. 무가 딱딱하고 아작아작하지 않고 좀 무른 느낌이다.
아니, 이럴 수가...
애써 심고 키운 무가 막판에 바람이 든다니 그럼 안되지.  사실 씨만 뿌리고 방치해 뒀지만 어쨌든 겨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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