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앞두고 써보는 제사 문화

쑤기씨
쑤기씨 · 책과 사회적 문제에 관심이 있어요.
2022/08/31
 민족 명절 추석이 코 앞으로 다가왔다. 매년 명절은 즐겁기도 하지만, 괴롭기도 하다. 제사 문화 때문이다.


어렸을 떄의 명절 기억

 어렸을 때는 몰랐다.(사실 어렴풋이 이상하다는 생각은 했었던 것 같다) 여자들의 고단한 명절을.

 어렸을 적 기억을 더듬어 살펴보면, 나는 작은 방 안에서 친척 또래들과 놀고 있었고, 우리네 엄마들은 거실에 다같이 앉아 음식을 만들었다. 추석 전날을 하루 종일 써야 했다.

 그리고 추석 당일에는, 왜인지 모르겠지만 음식을 만든 엄마들은 주방 한켠에 모여 있고, 전날 티비를 보거나 누워 있던 아빠들이 전면에 나서서 절을 하고 향을 피운다. 남자 친척들도 절을 했다. 나는 안했다. 절을 시켜주지 않았다.

 그렇게 차례를 지내고 나면, 상을 펴서 음식을 차린다. 거실에는 큰 상을 펴놓고 남자 어른들과 친척 또래들이 앉았다. 작은 방과 부엌에는 작은 상이 펴졌다. 부엌은 엄마들이, 작은 방에는 여자 또래 친척들이 모여 밥을 먹었다. 밥을 먹는 도중에도 엄마들은 큰 상에 이것 저것 가져다 줘야 했고, 밥을 다 먹으면 다과까지 내줬다. 치우는 것도 엄마들이 했다.

 그렇게 우리가 밥을 다 먹으면, 친척들이 온다. 다시 밥을 차리고, 치우고, 설거지하는 것은 엄마들의 몫이다.

 그렇게 당일을 보내고 나면, 우리는 하룻밤을 더 잤다. 엄마네 집에는 간 기억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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