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삼쩜영] 부모 교육을 받았습니다

박순우(박현안)
박순우(박현안) · 쓰는 사람
2023/01/11
부모도 교육받아야 한다 

  책 읽어주는 선생님을 하면서, 학교에서 다른 보호자들과 함께 책 한 권을 읽었다. 20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교육자 중 한 사람으로 꼽히는 우크라이나의 바실리 수호믈린스키에 대한 책, <아이들은 한 명 한 명 빛나야 한다>였다. 이 책은 수호믈린스키의 교육에 대한 철학을 성실히 설명하고 있다.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대목 하나는 '부모 교육'에 대한 부분이었다. 수호믈린스키는 학교가 부모들을 교육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확신했다. 실제로 한 달에 두 번씩 부모들을 위한 교육강좌를 열었다. 자녀의 나이를 기준으로 총 다섯 그룹으로 나뉘어 진행한 강좌는 12년 동안 무려 250시간에 걸쳐 실시됐다. 발달심리학과 교육, 가족관계, 가치와 생활방식 등 다양한 주제들을 다루었다.

  수호믈린스키는 '모든 사람은 교육학을 공부해야 한다'는 믿음을 갖고 있었다. 때문에 보호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강좌 뿐만 아니라, 상급생들을 대상으로 부모가 된다는 것과 가정생활에 대한 토론 시간도 가졌다. 정규교육 과정이 아니라 수호믈린스키가 있는 학교에서만 자체적으로 실시한 교육이었기에 다른 수업 시간을 방해할 수밖에 없었고, 수호믈린스키는 이에 대해 무척 안타까워했다고 한다. 

  부모가 되고자 하는 사람이든, 이미 부모인 사람이든, 한 사람을 키우면서 두려움이 없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아이들은 자라면서 시기마다 몸과 마음이 확연히 달라지는데, 이때마다 사전 지식이나 노하우가 없는 부모들은 허둥지둥할 수밖에 없다. 할 수 있는 거라곤 육아서를 들춰보거나 선배 부모에게 팁을 얻는 것 정도. 조금 더 관심이 있는 사람은 직접 부모 교육 강좌를 신청해 듣기도 할 것이다. 그런데도 아이를 키우는 건 늘 어렵기만 하다. 언제쯤 의무적으로 이런 교육을 들을 수 있을까.

  내 경우는 3년 전쯤 운좋게 무료로 한 달 간 부모 교육을 받는 기회를 갖게 됐다. 둘째도 막 어린이집에 다니기 시작한 시점이었는데, 별 기대 없이 시작한 공부였지만 이후 아이들을 키우는데 순간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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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저것 씁니다. 『아직도 글쓰기를 망설이는 당신에게』를 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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