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개같은 거 넣었어?

루시아
루시아 · 전자책 <나를 살게 하는> 출간
2024/03/12
쌓아둔 김밥의 양이 후덜덜하다. 옆에서 한마디 하는 성동일. "이 사람아, 김밥 뭐 어디 납품받았는가?" 응답하라 시리즈 스틸컷


접시 한가득 오묘한 향을 담은 계란말이를 내오는 나를 보며 뒤로 슬금슬금 뒷걸음치는 아이들.

"엄마~ 개같은 거 넣었어?
 아니 아니
 게(✔️) 같은(✔️)거 넣었어?"

스스로도 어감이 이상했는지 다시 단어 사이를 잠시 띄우고 말하는 내 새끼들이다.
하지만 붙이나 띄우나 뉘앙스는 큰 차이가 없는 걸.


계란 값이 오지게 올랐다. 계란 한 판에 1만 원도 넘는 물가를 보고 놀라 기절할 판이다. 딸기는 몇 그램 담겨 있지도 않은 게 3만 원 가까이, 배는 6개 담긴 박스 하나에 7만 원 가까이 와... 이러다 아무것도 못 사고 못 먹어 피골이 상접하는 게 아닐까 눈물이 앞을 가린다. 며칠 안 남은 구정엔 천장에 굴비 하나 매달아 놓고 한 번씩 쳐다보며 밥 먹어야 하나...

며칠 전 어머님께서 매우 기쁜 목소리로 전화를 주셨다.
계란 세일을 만나 반가웠다시며 한 판에 6천 원 밖에 안 하니 싸도 너무 싸지 않냐며 어머님은 두 판도 아닌 세 판을 사셨다고 하셨다. 세.. 세... 세 판이요?
계란 세 판 그러니까 열 알 모자라는 일백 개의 알을 처리하기 위해 어머님은 그렇게도 많은 계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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