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소설: 베다니로 가는 길(5)> : 전국 장로기도회를 가다
2024/05/01
“바야흐로 우리는 새 시대를 맞이하여 조국의 모든 분야를 새롭게 재건하고자 합니다. 남북이 대치하고 있는 엄중한 이 시국에서 우리 한국교회는 반공을 국시(國是)로 하는 국가정신을 따라서 한 치의 동요됨 없이 일치단결의 전선(戰線)에 맨 앞장 서야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전국 모든 교회는 이제 돌아가서 새로운 정부와 지도자의 성공을 위해서 기도에 힘써주시기를 바랍니다.“
두 주먹을 불끈 쥔 젊은 설교자의 우렁찬 설교가 끝나고 나니 여기저기서 “아멘! 아멘!”하는 목소리와 함께 어떤 이들은 “옳소! 옳소!”하고 박수를 치는 소리도 들려왔다. 김치성은 자기도 모르게 고개를 흔들며 눈살을 찌푸렸다.
부산 노회에서 올라 온 박성주 장로는 지나가는 열차 판매원의 수레를 붙들고 계란 두 꾸러미와 음료수 두 병을 샀다. 그리고는 김치성 앞에 계란과 음료수를 내밀었다.
“김 장로님! 이 계란 좀 드시소!”
“아니! 박 장로! 뭐 이런 것을 다 사셨노!
그냥 두시지 않고! 아무튼 고맙네!”
“장로님! 사람들은 세상이 변했다고 말하지만 하나도 변한 게 없네요! 젊은 정치군인들이 자리를 꿰차고 앉았는데도 교회는 여전히 박수만 치는 노릇이...
인간의 불멸성과 불가해성을 고민합니다. 가장 존귀하지만 또 가장 부패한 인간 연구에 천착하여 틈틈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