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순우
시와 소설을 사랑합니다.
인간의 불멸성과 불가해성을 고민합니다. 가장 존귀하지만 또 가장 부패한 인간 연구에 천착하여 틈틈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장편소설: 베다니로 가는 길(17): 이영숙을 심방하다. ]
[장편소설: 베다니로 가는 길(16) : 초가지붕을 단장하는 날]
[장편소설: 베다니로 가는 길(15) : 영혼의 자유를 얻어라!]
[장편소설: 베다니로 가는 길(14): 애비야! 이사갈 준비해라!]
[장편소설: 베다니로 가는 길(13) : “공산주의는 무얼 먹고 자라는가?”]
[장편소설: 베다니로 가는 길(13) : “공산주의는 무얼 먹고 자라는가?”]
“여보! 잠시 나와보이소! 서(署)에서 손님이 왔습니더.....”
문 밖에서 금촌댁이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잠시 전에 골목 아래에서 차량 엔진이 멈추고 대문 앞 강아지가 요란하게 짖는 소리가 들리더니 김치성의 집에 누가 용무가 있어 찾아온 모양이다. 김치성은 사랑 방문을 열어젖혔다. 물기 없는 차가운 바람이 방 안으로 밀려들어왔다. 마당에는 경찰 정복을 입은 경찰서 이해동 정보과장이 서있다. 그는 김치성을 보고서 웃으면서 절도있게 경례를 붙였다.
“장로님! 그간 평안하셨습니꺼? 오랜만에 뵙겠습니더!”
“아니! 본서의 이 과장님이 직접 다 나오시고...
오늘 왠 일이신가? 추운데 어서 방으로 들어오이소!
임자는 가서 따뜻한 차를 좀 내어오소!”
정보과장은 모자를 벗어서 옆구리에 끼고서 사랑방 안으로 들어왔다. 대낮인데도 햇빛이 비취는 마당에 있다가 방 안으로 들어서니 잠시 눈앞이 컴컴해졌다. 김치성이 건내는 방석 위에 앉았다.
“장로님! 서장님이 안부 전하라고 말씀하...
[장편소설: 베다니로 가는 길(12) -“우리 동네가 문디 동네가?”]
[장편소설: 베다니로 가는 길(11) “아이들과 함께 이 동네를 떠나세요!“ ]
[장편소설: 베다니로 가는 길(11) “아이들과 함께 이 동네를 떠나세요!“ ]
부산진역에서 출발한 기차는 도심 한가운데를 느릿느릿하게 통과하고 있다. 내려진 건널목 차단기 앞에 연탄을 가득 실은 리어카를 끌고 있는 아낙네가 한 사람 서있다. 그 뒤에는 얼굴에 연탄 검정이 묻은 두 아들이 리어카를 붙잡고 있다. 어느 집에서 겨울 채비를 하는 모양이다. 철로 옆의 집들은 모두 초라하다. 슬레이트 지붕이거나 시커먼 루핑 지붕들이다. 좁은 골목에 성냥갑만한 집들이 서로가 틈도 없이 닥지닥지 붙어있다. 가느다란 시멘트 굴뚝에는 저녁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잠시 후에 기차는 구포역(龜浦驛)에 도착했다. 기차에서 내리는 사람들보다 타는 사람들이 훨씬 더 많았다. 늦은 오후 시간이라 부산에서 직장 일을 마치고 기차로 퇴근하는 사내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그리고 구포장날, 시장을 보고 보따리를 바리바리 싸들고 기차를 타는 아낙네들도 있었다. 시장 난전에서 생선을 팔았는지 옷에서 비릿한 민물고기 냄새를 풀풀 풍기며 지나간다. 또 어떤 여인은 머리에 이고 있는 빛바랜...
[장편소설: 베다니로 가는 길(10): 꿈을 접은 식민지의 청년들]
[장편소설: 베다니로 가는 길(9)> “누구의 죄 때문인가?” ]
[장편소설: 베다니로 가는 길(8) 아! 천형(天刑)의 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