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에 휑~찬바람이 지나가네요.

살구꽃
살구꽃 · 장면의 말들에 귀를 모아봅니다.
2023/02/23
얼마전 잊고 있던 이름으로 카톡이 왔다. 카사에는 아기가 방긋 웃고 있었다. 
00이? 
어머, 얘가 나한테 카톡을.  

직감적으로 썩 반갑지 않았다. 카톡을 확인했다.   
   
00이 카사에는 아기사진이 있었고 곧 백일을 맞이한다는 숫자가 써 있었다. - 사진 픽사베이
[이모 안녕하세요 잘지내세요~? 
제가 어쩌다보니 일찍 아기엄마가 됬네요... 
다름이 아니고 제가 금전적인 여유가 없어서 많이 힘들어서요.... 혹시 실례지만 제가 도움받을수 있을까해서요... 어디누구한테 도움요청 드리기도 어렵고 연락처 있으셔서 혹시나 해서 남겨봐요...
남편이랑은 사이가 많이 틀어져서 연락을 안하고있는 상태이구요... 시부모님께 연락도 못드리고 있어요... 밥이라도 잘먹고싶은데 여유가 없어요... 염치 없지만 부탁드려볼게요...]

톡을 확인하고 나는 카사를 확대해봤다. 아기가 00이를 꼭 닮았다.
카사에는 98이라는 숫자가 써 있었다.
아마도 아기 백일이 곧 다가온다는 의미인 것 같았다.
가슴이 한동안 울렁거렸다.

사회복지사로 근무했을 때 내가 있던 기관에서 00이는 중학교 3학년 2학기때 입소했다.
이듬해 고등학교가 배정되었다. 00이는 또래보다 키가 작고 약해보였다. 생활도 모범적이었다.
별다른 문제도 없어 보였다. 다른 아이들의 원가정에는
편부나 편모, 혹은 조부모나 형제자매 등이 한, 둘 있었지만 00이는
아무도 없었다. 보육원을 통해 이쪽으로 연계된 경우였고
보호관찰대상으로  한동안 교육을 받으러 가거나 확인차
기관으로 사람이 점검하러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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